100분토론 이명박 편을 봤다.
첨부터 다 본것은 아니고..
원래 올대선에 그리 큰 관심은 없었다. 반한나라계열의 연속 신승으로 보수층의 결집이 두드러진데다 뚜렷한 대항마를 키우지도 못한 상황에서 그다지 끌리는 후보도 없는 상황이라. 소풍가거나.. 아니면 민노당이나 찍어줄까..가 계획이었다.
사실 이명박과 박근혜를 놓고선 차라리 박근혜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박근혜를 보면서 느껴지는 Out of date 함이 차라리 이명박의 경제논리(?)보다는 덜 위험하다고 생각되어서였다.
제대로만 된 국가주의라면 어설픈 진보보다도 오히려 살기는 더 나을수도 있을수도 있기도 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소한 사람 자체는 어디가서 나쁜짓할 스타일은 아니라 좀 고리타분한것 빼면 사고는 안칠것 같고, 오히려 꼴보수들이 사고치는 것을 어느정도 막아주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감 같은게 좀 있었다. (매우 후한 평가인가....? 뭐 어짜피 상대적인 것이다만..)
어쨌든 경선승리는 이명박의 몫이었고, 큰 사고가 없는한 현재 가장 안정적인 후보임은 변함없는 사실.
사실 이명박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것들도 가쉽성 찌라시 기사. 서울시장때 저지른 일들(업적들..??). 한겨레21의 집중까기기사 정도였다.
탁봐도 뭐 그닥 철학적이거나 복잡하게 살아온 스타일은 아님이 분명해보이고, 일열심히 하는 한나라당 대통령은 참 위험하다고 생각하기에.. 당연히 안됐으면 하는 맘은 있었지만. 대세임은 분명하고, 개인 자질을 뛰어넘는 시대적 흐름(바람직하든 그렇지 않든..)이 이명박에게 극히 유리한 지라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있었다.
그런데 우연히 100분토론을 보면서 생각을 좀 바꿔야 하나 싶었다.
패널들로 나름 진보적인 인물들이 나와있는 분위기였고 방청객도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상황. 예상보다는 쉽지 않은 분위기.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한다.
최소한 사람은 그닥 나쁘지 않다는 인상은 받았고, 생각보다는 유연할듯 싶었다. 앞뒤 꽉막힌 사람으론 별로 안보였다.
그런데..... 철학이 없어도 너무 없었다. 이건 김영삼 시대로 돌아간다고 봐도 그다지 틀릴게 없지 싶었다.
일단 패널들의 질문이 그닥 녹녹치 않았고 대답하기 곤란한 점들도 있었던 점은 인정하지만... 그의 답변들은 좋게보면 지나치게 정치적인 것이었고( 핵심은 피해가며 다른이야기들만 둘러대다 시간때우고 넘어가는..), 나쁘게 보면 문제의 질문에 담긴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이었다.
그의 정치경력도 꽤 길다는 것을 감안하면... 정치적인 답변이 몸에 밴 것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그렇게만도 볼 수 없는게.... 검증성 추궁성 질문이 아닌 질문에도 전혀 이해없이 대답하는 것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나름 그럴듯한 말들도 꽤 하고, 대답하기 어렵거나 거시적인 문제들을 피하는 말솜씨는 그다지 떨어지지 않았다.
즉 머리가 나쁜 건 아닌데, 철학이 없다.
기본적으로 사회적 경제적 틀을 이해하고 있는 수준이 매우 단순하다..고 보여진다.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삶의 논리는 '기업논리'뿐인듯 싶고. 모든 문제를 그런식으로 접근하는 매우 '현실적인' 틀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물론 보통사람으로서 '기업논리'를 잘 이해하고 그렇게 살아갈수 있는것은 그다지 비난할 일이 못된다. 성공적인 사회인이 될 수 있고, 부자도 될수 있고, 능력있는 사람으로 칭송받을 수 있다. 그야말로 이부분은 몸으로 검증한 부분이다.
그렇지만 역시 '대통령'의 자질이 그것이면 충분한가...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그렇다.고 자신있게 말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대통령 이명박이 세상을 생각보다 심하게 바꿔놓을수도 있겠다는 우려가 심히 드는 100분 토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