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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애플펜슬.

부제 :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는 법.

 

1.

 

나에게 아이패드의 애플 펜슬은 무언가 어렴풋한 미지의 영역이었음.

 

전혀 그림등을 업으로 하지 않는 입장에서 나름 스타일러스들을 여럿 다뤄봤다고 생각하였지만, 도통 애플제품과는 친하지 않아서 좋다는데 얼마나 좋은거야..? 라는 호기심의 존재였음.

 

잠시 다른 사람의 것이나 전시되어 있는 것을 써본 느낌으로는 와콤emr과 다른 디지털 펜의 특성(서피스펜.....)이 느껴진다는 느낌이었음.

 

그럼 별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하도 좋다고들 하니.. 좋은가? 뭐가 좋은가? 하는 궁금증이 있었음.

 

블프를 맞이하야 싸게 풀린 아이패드 7세대를 아마존에서 구매한 후, 당연히 나의 목적은 애플 펜슬과 프로크리에이트였으므로 애플펜슬까지 구매.

 

2.

 

일단 아이패드의 느낌은 괜찮음. 배터리 오래가고 화면 품질 좋은 태블릿. 아예 더 작아도 좋겠다는 생각. 아이패드 미니가 갑자기 눈에 들어오나.. 나아중에 한번 생각해 보기로..

 

일단 애플펜슬이 없을 때 pdf뷰어는 터치펜으로 줄치고 주석달며 보는게 영 불편했는데, 애플펜슬이 생겨서 확실히 이 부분이 나아졌음. 크기도 적절하고, 해상도도 높고, 원래 많은 페이지를 오가며 pdf를 단순 뷰어로 쓰는데는 아이패드만한 것이 없었는데, 애플펜슬은 화룡점정. 

 

태블릿 자체의 활용성으로 중요한 부분은 배터리, 화면, 응답성일텐데, 원래 이런 부분이 아이패드의 독보적인 영역이었으므로 확실히 편함. 게다가 요즘은 클라우드 시대라 과거보다 샌드박스 구조로 인한 앱간 폐쇄성이 덜 문제되는 상황. 확실히 애플펜슬 도입은 스타일러스를 핵심으로 치고들어오던 서피스와 갤럭시 노트류 같은 경쟁작들에 대한 훌륭한 방어.

 

3. 

 

그런데 애플펜슬 자체는 기대했던 수준에 미치지 못함. 갈고리 현상은 서피스펜보다 더 심한 느낌. 

강화유리나 필름 부착을 감안한 설정인지, 필압의 인식을 섬세한 것처럼 만들기 위한 설정인 것인지 이유는 모르겠지만 접촉 없이 미세하게 떠 있는 상태에서 입력이 시작됨. 

 

이부분은 기기의 편차가 있을수도 있고, 아이패드 프로 등 강화유리와 밀착된 다른 패드는 어떨지 모르겠음.

 

어쨌든 자꾸 갈고리 삐침이 생기는 연유가 있었음. 갈고리 현상이 있으면 연필툴이 아닌 볼펜 툴 같은 것을 쓸 때 상당히 불편해짐.

 

서피스펜처럼 정직하게 클릭이 되어야 써지기 시작하는게 꼭 답은 아닐 수 있겠지만 펜촉의 물리적 접촉 없이도 드로잉이 시작되는건 짧은 획이 반복되는 한글 필기에는 적절치 못하고, 꼼수라고 느껴짐.

 

서피스펜의 가장 큰 문제인 대각선라인이 구불구불하게 그어지는 현상은 덜하긴 하나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님. 전반적으로 와콤 emr에 비해 획의 자연스러움, 필압의 자연스러움은 떨어짐.

 

결국 펜 기술은 와콤에 미치지 못하며 서피스펜보다도 확연히 좋다고 보기도 어렵다는게 내 생각임.

 

4. 

 

다만 앱들의 퀄리티는 확실히 좋음. 아예 업데이트가 없거나 있어도 별로인 윈도계열 앱들에 비해 앱들이 태블릿 특유의 간편한 사용감에 잘 조율되어 있음. 

 

그렇지만 예상 외인 것은 몇몇 앱의 펜툴은 윈도우버전이 더 잘 조율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음.

 

기본적으로 애플펜슬은 경쟁작들의 공격을 막아내고 아이패드만의 영역을 다시 구축한 훌륭한 제품이나 이 성과의 반 이상은 기본적을 아이패드 자체의 태블릿으로의 편리함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됨.

 

결론적으로 아이패드 + 애플펜슬은 훌륭하나, 애플펜슬은 쏘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