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 격투기 중에서 가장 기대하고 기다렸던 K-1 World Max 결승전이 끝났다.
어쨌거나 저쨌거나 재미있었던 경기.
자국선수에 의한 흥행에 목마른 k-1입장에선 만족스러울 대회일듯.
8강 1경기
마사토 - 쁘아까오.
맥스 최강자와 일본 최강자와의 대결.
2004년 쁘아까오의 딥에 처참히 발린.. 마사토. 3년만에 리벤지에 나서 성공을 거둠.
어지간히 연구하고 나온듯. 쁘아까오의 펀치 카운터 사정거리 밖에서 자신이 앞서는 펀치 스킬로 승부를 보는 전략.
근거리에서는 철저한 클린치. 쁘아까오의 카운터들이 모두 마사토의 얼굴 앞에서 스치는 것을 보며.. 칼을 제대로 갈았구나... 라고 밖엔.
그렇지만... 로우킥 대놓고 맞아주는건 어쩌란 말이냐.
죽도록 킥으로 조져놓고 근거리에선 짧은 카운터 한방으로 승부를 보던 쁘아까오의 패턴속에서 자신의 거리를 찾아내어 다운을 성공시킨 마사토의 집념에는 경의를.
쁘아까오는 펀치를 더욱 다듬어서 나오겠네. 원체 기본이 튼튼한 선수라 뭐 내년쯤 어떻게 변해 나올지 기대.
2004년 쁘아까오에게 맥스를 접수 당한 이후로. 또 세미슐트의 니킥에 k-1을 접수당한 이후로 클린치 공방에 많은 제재를 가하던 k-1측인데... 오히려 오늘 클린치를 가장 많이 쓴 선수는 일본선수들.
클린치 상황에서 무릅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니.. 오히려 클린치를 더 자유롭게 쓸수 있게 된 것인가..?
준결승
마사토 - 알투르 키센코.
마사토를 위해(?) 연장까지 뛴 키센코.
평정심만 유지했어도 결승까지 갈 수 있었는데.. 키센코 입장에선 두고두고 통탄스러울 경기.
잠비디스 전에서 처럼 가드를 굳히고 신체적인 우위를 살려가면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했다면 결승에서의 결과는 체력 소모와 데미지 누적때문에 장담하지 못해도(그런데.. 그건 그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는 문제. 하루 세경기를 연속으로 뛰는 두 그룹에서 마지막에 만날 사람들의 상태를 누가 짐작할 수 있을까.) 최소한 마사토는 잡았을 것을.
1라운드 막판에 마사토가 허용한 정타 몇방이 마사토의 그물이었던듯. 스포츠에서, 그것도 격투기에서, 한선수에 의해 짜여진 각본 같은건 쉽사리 이루어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나...
오늘 마사토와 키센코의 준결승은 정말 마사토의 각본에 키센코가 엮여들어온 상황일듯.
정타에 흥분한 키센코. 2라운드 시작하자마자 정면으로 주먹 대결을 펼치다 넉아웃. 그 후들거리던 마사토의 왼발을 보지 못했을리는 없고... 막판의 펀치 공세에 너무 취했던게지.
반대조에서
앤디사워는 드라고라는 힘넘치는 파이터를 오른손 카운터 한방으로 잠재우고 알버트 크라우스와 격돌.
상대 선수의 면면으로는 확실히 앤디사워와 나름 상성상 어려울만한 선수들.
가드를 굳히고 정교한 타격을 하는 앤디사워의 특성상 힘으로 밀어부치는 드라고는 꽤 버거울듯한 상대. 왜 그 굳히는 경기 강한 후스트가 밥샵에 두번이나 졌겠는가...(후스트가 고집스러운탓이 크긴하지만..ㅡㅡ;;)
그런데 카운터 한방으로 잡아버리는 정교함이란.
가드위로 원투쨉을 꽂아 넣으며 접근하는 알버트 크라우스와 잔펀치를 계속 허용하면서 컴비네이션을 구사하는 앤디사워. 마사토와 쁘아까오의 경기도 그렇지만 정말 5라운드쯤 해서 제대로된 원매치 경기를 보고 싶은 맘이 드는 선수들의 대결. 이렇게 흥미진진한 경기를 체력도 기운도 펄펄남은 상태에서 3라운드 채점해서 끝내다니.
그래도 k-1의 일본선수밀어주기가 덜했든지.. 연장 안가고 앤디사워의 손을 들어주고 알버트 클라우스는 쓸쓸히 퇴장. 일정상 가장 불리한 앤디사워가 연장까지 갔다면.. 꽤나 고난스럽긴 했을듯....
중거리 펀치 견제가 적은 앤디사워의 가드위로 샌드백 치듯 툭툭 치고 들어오는 알버트 크라우스. 사토요시히로(?)와의 경기에서는 맘먹고 휘두르는 주먹이 다 빗나가는것 같더니 상대가 너무 큰 탓이었나. 알버트 크라우스의 펀치도 충분히 정교하게 맞아들어오고 있었는데.
두선수의 첫 경기에서는 앤디사워가 KO패 당했다던데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
어쨌든. 한창 불붙은 경기를 물부어 꺼버린듯한 뒷맛 씁쓸한 경기.
결승전은..
왼발이 후들거리는 마사토를 예의 건조한 경기운영으로 2라운드만에 기권시키며 앤디사워의 우승.
K-1입장에서나 마사토 입장에서나 최강 쁘아까오에 리벤지 매치를 성공시키며 투혼을 불사르며 기권하는 마사토의 모습은 그리 나쁘지 않은 결과물일듯. 오히려 우승보다 이미지상으론 더 먹히는 경기 아니었나??
최악은 쁘아에 농락당하며 마사토가 떨어지는 경우였겠지만... 제대로된 준비와 1라운드에 터진 다운으로 경기를 잡았으니... 혼신을 던져놓은 승리와 그 후유증으로 눈물겹게 싸우다 타올을 던진 마사토라면..... 음.. 멋져..^^
이제 마사토와 쁘아까오의 전적도 1대1이 되면서 물고물리는 그물관계들에서 마사토의 입장이 좀 더 덜 빠지게 되었으니.. k-1측에서도 좀 더 재미난 대전을 시도해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
리벤지는 저정도는 해야 리벤지이지... (아..... 우리의 홍만은..ㅡㅡ;;;)
연말쯤에.. 쁘아까오-마사토, 앤디사워-알버트크라우스... 이렇게 원매치 한번 붙여주면 정말 재미날텐데.
k-1은.. 하루에 세경기라는 저 극악한 시스템을 계속 고수해야 하나 모르겠다. 정말 초창기 시절에 이뤄지던 저 시스템은 이젠 k-1 성장에 장애물 아닐까..?
체력도 안되는 마구잡이를 아무대서나 데려다 경기에 세워놓는 K-1은 몰라도.. 어느정도 실력있는 선수들이 붙는 MAX급에서는 3라운드의 자의적인 체점에 이은 만신창이들 사이에서의 우승이 대단한 의미가 있나 모르겠다.
사실 저런 만신창이 시스템에서 쁘아까오는 언제나 극강이긴 하겠다만. 몽둥이 같은 다리에 강철 체력에...이번처럼 예외적인 경우야... 마사토도 이제 원 풀었으니...또 이런식으론 안하겠지.
어쨌든... 쁘아까오를 허무한 한경기 밖에 못본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이렇게 무너질 넘도 아니고 하니.. 재미난 구도가 이어지겠다는 기대로 아쉬움을 달래보고.
권민석 선수. 왜이리 우직한거야..?? 너무너무 착실해보이든데. 언젠가 가드는 반쯤 내리고 껄렁껄렁해보이던 이수환은..이제 나름 선수폼이 제대로 나든데. 권민석 선수는 너무 착실하든데. 몸좀 튼튼하게 하고 발 좀 빠르게 하면 좋을듯. 돌주먹이 아니고서는 조금 너무 우직한 플레이 아닌가 싶었음. 한방만 걸려라가 아니고서야.... 발만 쪼끔 빨랐으면. 그 중학생 보낼수도 있어보였는데...
하여튼 우리 선수들도 몇년새 많이 발전했음을 알수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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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프라이드 선수들이 UFC에서 죽을 쑤고 있든데.
가끔 보면서 느낄 수 있는거... 평균적으로 체력과 체격이 확실히 좋다.
프라이드의 바닥을 일본 아이들이 깔면서 평균 체력과 체격을 깎아먹었다면.. UFC의 바닥을 깔고 있는 것은 미국 아이들. 당연히 체격과 체력은..........
크로갑은 희대의 하이킥 패배이후론... 맛이 갔나 싶고. 원래 쪽집게 강의에 의한 속성mma선수라서.. UFC에 다시 적응하긴 힘들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 프라이드에서도 조쉬바넷의 밀쳐놓고 비벼대기에 고전했던걸 생각해보면.. 철창이라면 그 고전이 오래갈듯.
쇼군의 경운.... 사실 프라이드 미들급 최강의 체격. 전체적으로 딱히 빠지지 않는 밸런스로 승승장구하긴 했지만.. 딱히 눈에 띠는 필살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음이 사실. 스탬핑이라도 있으면 좀 달라지나..?? 글세.
스탠딩과 그라운드를 오가는데 자연스러움이 있긴 하나.. 스탠딩 타격에선 상대를 압도하는 것은 아니고 그래플링 스페셜리스트라 보기도 애매한 존재.
물론.. 그렇게 보면 효도르도 비슷하지만.. 그 유연함은 발군인데다가.. 기술적 완성도도 높고.. 효도르는 이제껏 체격적 우위로 경기를 이끌어온적이 거의 없지.
쇼군은 프라이드에서의 좋은 무기였던 체격적 우위는 포기해야하니.. 아무래도 좀 빡빡하긴 할듯. 그렇지만 이넘의 mma란게.. 현상황에선...당일 운빨에 너무나도 쉽게 갈리지 않겠나 싶음.
또.. 실력차보단.. 상성차..가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오지 않나도 싶고.
ufc는 레슬복싱...스타일이 너무너무 강세라... 도통 재미는 생기지 않을듯. 복싱배운 레슬러들의 각축장..??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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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1은...뭐 여전히.
여기저기 선수들을 끌어다가 흥행위주로 돌리는데도 곧 한계에 오지 않을까..??
최홍만의 리벤지는 실망 그 자체. 기본적으로 약간 가벼운 성격에... 제대로된 케이오패가 어떤 영향을 미칠까 걱정이었는데...우려대로 부정적인 영향. 행동은 소극적인데.. 어필만 적극적인..ㅡㅡ;; 속으론 열라 겁먹고 겉으론 열라 멀쩡한척...ㅡㅡ;; 아..... 최악이야. 저래서야 발전이 있을까. 아무래도 몸아픈거부터 치료하는게 좋을듯. 확실히 옛날에 최홍만과 김영현의 씨름을 보면서 김영현이 더 거인형이라고 느꼈었는데.... 요즘은 정반대로 느껴진다는건 확실히 최의 몸에 문제가 없지 않은듯.
어쨌든 맘먹고 제대로 맞으면 마이티모의 주먹에도 넘어가지 않음은 이번에도 증명했으니.. 제롬르벤너와 멋진 경기 한번 하고....... 치료받고 mma로 전향해보는것도. 마운트에서 해머링만해도... 무적일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