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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슬레이트 7을 2013년 여름에 중고구매하여 잘 사용하던 중, 낮은 해상도로 인해 PDF 파일을 보는데 많은 불편함이 있어, 고해상도 태블릿을 검토하기 시작하였다. 요구조건은 고해상도와 펜. 원노트를 사용중이었기에 윈도우 태블릿 밖에 선택지가 없었다.(최근에 안드로이드용 원노트도 상당히 발전 중인듯 하다…)검토 대상으로 씽크패드 태블릿, 헬릭스, 서피스 프로 2,3, 도시바 Z10T 등이 물망에 오르다 사라져갔고, 결국 3:2의 화면비율과 아름다운 마무리로 인해 서피스 프로 3에 꽂히게 되고.. 결국 I3버전을 중고로 구매하게 되었다.
- 전반적인 사용감
슬레이트 WA30과는 비교할 수 없이 쾌적하다. 팬이 좀 도는데, 슬레이트에 익숙해 있던 탓에 크게 문제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배터리는 실사용시간 5시간 이상 뽑아주는 듯 하고, 간간히 켜놓고 사용한다면 10시간 충분히 찍을 수 있을 것 같다. 배터리 수명 때문에 굳이 그렇게 하고 있지는 않지만, 하루 일과에 충전 없이 쓰는 것이 전혀 어렵지 않을 듯 하다.
타입커버의 사용감은 꽤 그럴듯하다. 소음이나 키피치나 완벽하다고 말하긴 어려운 점들이 있지만, 이 정도 일체감과 편리함을 주는 물건은 구하기 어려울 것이다. 블루투스 키보드의 반응성이 떨어져서 오는 불편함, 마우스를 따로 챙겨야 하는 점 등을 생각한다면 타입커버의 다른 단점은 포터블기기의 키보드에서 일반적으로 생겨나는 불편 정도에 불과하여 감내할 수 있는 정도이다. 다만 국내판의 경우 한영키로 인해 스페이스 바가 너무 짧은 감이 있다. 오른쪽 알트키는 없어도 되지 않나 싶은데, 실제로 오른쪽 알트키가 한영키로 작동한다.
타입커버의 가장 큰 문제는 뭐니뭐니해도 재질이겠다. 스웨이드 재질의 겉면이 느낌은 좋지만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 ESR케이스를 구매한 큰 이유 중에 하나도 밝은 파랑색인 타입커버의 관리문제였는데, 케이스가 있다고 때가 타지 않는 것이 아니다.
제품의 마감은 다른 이들의 극찬에 비추어 볼 때, 그럭저럭 수긍할 정도는 되는 편인데, 결정적으로 사용이 좀 불편하다. 가벼움과 얇음을 느끼기엔, 겉면 코팅이 불안하고 여기저기 찍히게 될 우려가 너무 많고, 타입커버의 때탐까지 합세하면, 도저히 쌩으로 쓰기가 어렵다. 결국 ESR케이스를 구매했는데, 마음은 편한 대신 두께와 무게가 증가하고, 기다란 덮개 덕에 세로로 뒹굴며 쓰기는 영 불편해졌다. 결국 터치되고 펜 되는 노트북 느낌이 강해지는데…. 이것이 이 제품의 원래 포지션일지도 모르겠다.
터치커버의 트랙패드가 두손가락까지는 제스쳐가 먹는데, 세손가락은 인식하지 않는다. 윈도10에서 세손가락 제스처를 추가한다니 그때까지 기다리자. 윈도10 TP 버전은 여러 자잘한 버그를 내뿜었는데, 그것들이 태블릿으로 쓰기에는 다들 치명적인 것이라서 일주일을 못견디고 내려왔다. 세손가락 제스쳐로 태스크 스위칭을 할 수 있는데, 꽤 편리하더라. - 펜 사용의 문제점
엔트리그 펜은 생각보다는 괜찮은 점과 의외로 불편한 점이 공존한다. 당연히 와콤과 같은 자연스러운 느낌은 나지 않는다. 와콤은 펜촉을 교체하는 것도 용이해서, 펠트심을 구하지 않아도, 종이면봉이든, 포스트잇을 말아넣든, 부드러운 필기감을 구현 하는 것이 매우 용이하다. 엔트리그 펜촉도 가능할지 모르겠는데, 복잡한 형상으로 볼 때 어렵지 않을까.
그런데 펜촉의 감각 보다 더 큰 문제는 내가 그리는 획을 따라오는데 있어, 와콤보다 정교하지 못하다는 점이다. 필압인식의 역치값이 높은 탓에 와콤펜보다 힘을 주어 써야 하는데다, 속기가 될 수록 미묘한 획의 오차들이 커져 쓰면 쓸수록 마음을 불편하게 만든다. 덕분에 블루투스 키보드보다 훨씬 일체감 있는 타입커버의 편의성과 합쳐져, 펜으로 장시간 필기를 하는 경우가 확 줄어버렸다. 어차피 기변의 가장 큰 이유는 고해상도와 화면비였으니, 감수할 부분이지만 아쉬운 것도 사실이다. 가끔 슬레이트를 켜서 와콤의 손맛을 느껴보는 일이 생겼다…. -
기계의 문제
- 화면의 노란 멍
화면 왼쪽 라인에 노란 줄무늬. 많은 기기에 존재하는 듯하다. 이게 신경이 안쓰이진 않고, 쓰이긴 하는데 그냥 참고 봐줄만은 한데, 리퍼했다가 삼성 SSD가 걸릴까 두려워 일단 쓰고 있다. 리퍼기간 끝날 때까지 고민할 문제가 될 것 같다. - 화면의 동그란 자국
http://www.surfaceforums.net/threads/surface-pro-3-glass-possibly-heat-issues.10168/
외국포럼의 사진과 정확하게 일치하는 증상이다. 내부구조에서 화면 가운데 동그란 구조물이 없는 걸로 봐서, 화면의 코팅이 마르기 전에 흡착판으로 조립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국으로 보인다. 제조공정의 문제라면 다들 가지고 있을텐데,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액보를 붙이고 써서 모르는 듯 하다. 한번 신경이 쓰이니 이것도 짜증나서 호후 액보를 사서 붙였다. - 나가며
서피스 3가 최근 출시되었는데, 약간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 팬리스라는 장점이 있다. 어느쪽이 낫다고 보긴 어려운데, 커버 포함한I3버전 중고가보다 128기가 풀셋이 더 비싸다는 걸 감안하면…. 아직은 프로3가 나은 선택일 듯 싶다. 다만, 태블릿으로 쓰고 싶다면 서피스 3 정도면 적절할 것이다. 좀 더 가볍고 작다면, 굳이 케이스를 쓰지 않고 파우치에 넣고 써도 될 것 같고, 드러누워 사용하기도 좋을 것 같으니. 나의 목적은 넓은 화면에서 PDF를 보고 다양한 입력장치를 사용하여 정리하는 것이었으니, 프로3에 정착해야겠지만 말이다. 지금 살펴봐도 현재 용도에 더 알맞은 기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작은 팁
외국포럼에서 본 작은 팁. 타입커버를 붙이고 쓰다가 태블릿으로 쓰고 싶을 때, 커버를 뒤로 젖히게 되는데, 그렇게 하면 자동으로 키입력도 중단되어서 쓰는데 뭐 큰 문제는 없다. 대신에 키가 눌리는 기분이 싫을 수도 있고, 타입커버의 접히는 부위의 내구성이 걱정되기도 할 터인데, 이럴 때 타입커버를 떼어서 180도 회전하여 다시 결착하면 편리하다. 디자인 시 의도한 것이 아닌가 싶게 딱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