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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등은 1등과 달라야 한다.

2등이 1등을 추월하는데, 1등과 똑같은 전략을 쓰면 안된다는 것은 상식이 아닐까?

물론 구체적인 각론이야 의견이 분분하겠지만, 일등 하는대로 따라가서는 일등을 추월하는 것은 고사하고 이등자리를 지키기도 쉽지 않을 터이다.

우리나라 휴대폰 업계에서 엘지는 대대로 2위였다. 백색가전에서 금성사가 선두였을지 모르나 반도체와 같은 첨단산업에서는 주욱 밀려왔다고 보는게 맞는듯 하다. 그렇다고 엘지 핸드폰이 삼성에 완연히 밀렸던 것만은 아니다. 



kp 6100 모델. 처음으로 유기el(아몰레드의 선조격일려나..) 디스플레이를 전면에 쓰고, 폴더의 상하를 대칭으로 만드는 참신한 디자인으로 인기를 모았다. 그후에 주욱 디자인의 측면에서는 삼성 휴대폰을 앞질러왔고, 대망의 초콜렛폰이라는 히트작을 낸다.

전면에 터치키를 장착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역시 인기몰이.  그후로 스테인레스 스틸 재질의 샤인폰, 프라다와 합작한 프라다폰 등으로 엘지는 2등이지만 기술적으로나 디자인면으로나 나름 자기만의 특색을 갖고 있는 회사였다.

그런데 프라다 이후 터치폰이 대세가 되는 동안 엘지는 장점이던 특색 있는 디자인을 잃기 시작했다. 사실 풀터치 폰을 디자인 하는데서는 삼성처럼 독특하게 못생기게(...) 만들지 않는한 다들 네모 넓적 비슷한 모습이기 쉽다. 장점이던 디자인에서 차별화를 하지 못한 엘지는 시대의 흐름과 조류를 선도하기는 커녕 뒤따라가는데도 실패한채 지금에 와서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삼성처럼 애증의 리플 폭풍도 아닌 무플속에 관심권 밖으로 멀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피쳐폰에서 엘지가 무너진데는 기존 질서를 깨는데 소극적이었던 점 클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통신사들의 입김이 강하다고 하는데,  그 흐름에 가장 늦게까지 힘을 쓰지 못한 제조사가 엘지다. 아이폰처럼 치외법권의 폰이 나오고, Nokia 5800이 피처폰의 느낌으로 저가폰시장을 쓸어버린 이후로 사라져 버린 말이지만, 일이년 전까지 우리나라에서는 '스펙다운'이라는 말이 대세였다.
 
xx폰 스펙다운이에요. 안사요.

가장 최근에 스펙다운 사례로 기억나는것은 크리스탈폰. 그때 쯤엔 어지간한 제조사에서는 스펙다운하지 않고 내놓고 있었고, 아마 엘지측의 자발적인 스펙다운이 아니였던가 싶다. 중저가에 포지셔닝해서 좀 더 팔아보겠다는. 얼마나 팔았는지.... (무약정 공짜폰으로 누님이 잘 쓰고 계시긴 한다. ㅡㅡ;;)

그리고 시대의 흐름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무런 대비없이 인사이트나 라일라 같은 망작을 내 놓으며 두고두고 사용자들의 원성을 듣기 시작하던 엘지는 근래 옵티머스큐를 내놓으며 나름 사활을 건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여전히 시장의 흐름을 읽는데 무지하다는 점이다. 아니 피쳐폰과 스마트폰의 차이에 무지하다. 그리고 일등과 이등의 전략 차이에도 무지하다.

먼저 일등 전략과 이등전략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사실 삼성도 세계무대에서 일등이라고 하기는 곤란하지만 세계무대에서는 나름 이등의 꾸준함으로 세를 잃지는 않고 있고, 국내 시장에서는 부동의 일위다.
일등 유지의 비결이 뭘까? 좋은 디자인? 좋은 스펙? 압도적인 내구성?  여러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대부분은 '삼성'브랜드에 대한 선호다. (일등전까지의 노력은 차치하고 일등이후로는.. ) 사실 스마트폰에서 삼성도 제대로된 비젼을 가지고 뭔가를 추진해왔다고 보기는 힘들다. 다만 삼성은 그들이 주욱 해왔던대로 다수의 언론에 우호적인 기사를 내게하고, 외국제품인 아이폰과의 대항마 타령으로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등의 그냥 그냥 하던대로의 구태의연한 방법만을 쭉 쓰고 있을 뿐이다. (오죽하면 그룹총수의 발언을 언플에 써먹고 있겠는가.)  최근 갤럭시A와 S의 관계는 옴니아와 옴니아2의 관계를 다시 상기시키며 사람들을 전율에 떨게 만들었다. 조금만 전문적이거나 관심있는 사람들의 커뮤니티에 가면 이런 삼성의'팔고땡' 습성에 대한 비난이 들끓는다. 한번 이슈몰이로 제품 만들어서 팔아보다, 안되겠다 싶으면 또 다른 것 만들어서 또 판다.  이런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 먹히는 것이 '삼성'의 위력일 것이다.

자. 엘지가 같은 방법으로 스마트폰 시장을 잡는 것이 가능할까? 삼성은 삼성꺼 최고라면서 사주는 어르신들, 회사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엘지도 그런가? 오히려 과거 스카이보다도 매니아층이랄게 없는 것이 엘지 아니던가. 이런 경우는 타겟을 정하고 그들에게 신뢰와 감동을 주어 충성도 높은 매니아층을 만들고 입소문을 타게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정치 이야기를 해서 좀 그렇지만... 대선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보자. 한나라당은 지지세력의 층이 넓다. 안정위주로 적당히 가고 자기들에게 유리한 이야기를 비난받든 말든 뿌려도 크게 지지 않는다. 그러나 민주당은 그렇지 않다. 제대로 된 이슈를 선점하고, 그 흐름에 걸맞는 배경을 가진 인물이, 사람들의 신뢰를 얻어 입소문을 타고 올라갈때, 그제서야 한나라당과 대적할 수 있는 정도로 겨우 세력이 커진다.
노무현을 생각해보자. 민주당은  97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시대의 흐름으로 내세웠고 2002 대선에서 지역구도 타파, 조중동과의 대립, 자주적인 국제관계등 다양한 이미지들을 가지고 대통령이 되는데 성공했다.
이 기반이 무엇일까. 다들 아시다시피, 연속된 부산 출마다. 물론 그는 나름 일관된 역사적 인식, 결단력등이 뒤받침된 것이지 누구나 고향에 나가서 떨어지는 것만으로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큰 일을 하려면 당장의 손해를 감수하더라도 대의에 맞는 결의를 보여줘야 사람들의 믿음을 얻을 수 있다.

이에 정확히 대칭되는 인물론 정동영씨를 꼽을 수 있겠다. 그는 지난 대선에서 불리한 흐름 속에 자신을 희생하는 어떠한 제스쳐도 보이지 못한채 bbk만을 외치다 무난히 패했고, 보궐선거로 자신의 텃밭이자 고향이자 절대 질 수 없는 전주에서 다시 국회의원이 되었다. 어떤 감동을 받았는가. 과연 다음 대선에 정동영씨가 나온다면 그에게서 어떤 희망을 읽을 수 있겠는가. 자신의 국회의원 자리도, 대선 후보(판세상 절대 대통령은 될 수 없는 절대 '후보')자리도 내놓고 무언가를 시도조차 못한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 한들 어떤 기대를 갖을 수 있을까.
 
사실 지금의 엘지가 민주당과 비슷한  처지이다. 지금의 엘지는 시대의 흐름을 읽고, 그 흐름에 맞는 희생을 보여주고, 사람들의 믿음을 얻고, 그 믿음을 발판으로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



스마트폰이 대세인 시대에서 그 흐름은 뭘까?  다들 아는 이야기다. 사후지원. 스마트폰은 단순히 기계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어플들이 만들어질 수 있고,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 기계적으로 새로운 폰을 계속 만들어내는 것도 중요할지 모르나, 출시된 제품에 대한 지원이 계속되어 사람들이 불편 없이 쓰게 만들어줘야 한다. 이것을 아이튠즈 스토어에 기반한 어플생태계를 만들어 이를 획기적으로 해내 곳이 바로 애플이고, 이를 하지 못한 수많은 제조업체들이 2등자리로 밀려버렸다. 진정 인정할만한 대항마를 만들어내지 못하던 기존 업체들에 한줄기 빛으로 구글의 안드로이드가 등장했고,  윈도우폰7이 등장하기 전까지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안드로이드에 집중할 것이다.
그렇다면 안드로이드의 가장 취약점은 무엇인가? 게임? 어플의 다양성? 아직 아이폰의 '대항마'로 보기에는 조금 부족할지 모른다. 사실 아이폰의 대항마로서의 안드로이드가 자리잡으려면 제조사의 능력보다 구글의 능력이 중요하다. 그래서 안드로이드는 오늘도 내일도 버전업 이야기가 무성하다. 2.2 버전이 아직 정식으로 올라온 기기가 몇 되지 않는 상황에서 3.0의 소문이 화제이고 사람들은 자신의 기기가 어디까지 펌업이 될껏인지 궁금해하고 있다.

얼마전에 엘지 트위터와 커뮤니티 등에서 옵티머스큐의 버전업이 어디까지 되는지 설왕설래 하는 글들을 봤다. 공식 트위터에 펌업해준다해도 믿지 못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그들이 단지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사람들이어서 그런 것일까? 이제까지 엘지의 행태가 그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컴퓨터에 비교할 수 밖에 없고, OS버전은 윈도우 버전에 제조사의 지원은 드라이버 지원에 비교할 수 있다.  컴퓨터에서 제조사의 드라이버 지원은 대부분 기본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5년 이상된 드라이버도 어느정도 기반을 갖춘 제조사의 제품이라면 일단 드라이버 지원은 이뤄지는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스마트 폰 시장은 아직 과도기이며, 제조사들은 OS에 맞춘 드라이버를 제공한다는 개념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이제껏 펌웨어를 올리던 식으로 대처하다 보니, 여전히 출시한 후 펌웨어를 올리는 것을 어떤 시혜적인 혜택쯤으로 보는 듯 하다.  

현재의 엘지가 이런 흐름에서 좀 더 확실하게 깨어 있는 인상은 전혀 주지 못하고 있다.

먼저 최근 주력마케팅 제품인 옵티머스 큐를 보자. 개인적으로 다른폰에 약정으로 묶여 있지 않았다면 옵큐가 내손에 있었을지 모를정도로 호감가는 제품이다. 그런데 그것이 엘지측의 마케팅에 의한 호감인가? 그렇지 않다. 개인적인 쿼티 자판에 대한 선호와 적당한 스펙에 대한 신뢰일 뿐이다.

옵큐의 마케팅은 뭔가 미묘한 구석이 있다. 분명히 기기 자체의 설계 컨셉은 매니악한 취향이다. 대중에게 익숙하지 않은 쿼티 자판에 트랙볼까지. 대중이 척보고 끌릴만한 요소는 분명 아니다. 하지만 활용하고 싶은 분야가 많고 욕구가 큰 사람들일수록 옵큐라는 기기는 매력적이다. 그런데 이런 매니악적인 기기에 자체 앱 100여개를 집어넣고 쉬운 스마트폰이라고 광고하고 있다. 마케팅의 측면에서 광고에서 기계적인 장점을 살리는 감성적인 컨셉을 뽑아내기 어려우니 마케팅에 있어서는 대중지향을 취하는 것은 이해못할 바는 아니다. AMOLED의 우위를 설명하는대신 아몰아몰 아몰레드를 외쳐버린 삼성도 있지 않았는가. (.....)

문제는 기기의 애초 개발 컨셉과 맞지 않는 마케팅과의 부조화가 기기자체의 뛰어난 특성까지 무너뜨리고 있는 점이다. 어플이 100개건 1000개건 쓰고 싶은 사람은 쓰게 만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메인보드 회사에서, 드라이버 뿐 아니라 잡다한 전력관리,오버클럭 소프트웨어를 제공해준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 아무도 없다. 그렇지만, 그 소프트웨어들이 메인보드 자체를 쓰기 위해 필수적으로 윈도우 시작 프로그램으로 올려한다면, 아마 그 메인보드의 대표적인 단점으로 거론되며 사람들의 외면을 받게될 것이다. 불행히도 옵티머스큐가 그런 길을 가고 있다.

농구로 치자면 견실한 센터와 파워포드를 가진팀이 슈터농구를 하겠다고, 최고기량의 포스트업 공격수를 슈터들 쫒아 다니면서 스크린만 서게 하는 꼴이랄까. 몇년전 팀에 어울리지 않는 초짜 박모 감독을 선임하여 한방에 팀을 꼴찌의 나락에 빠뜨린 엘지전자 농구팀의 프런트가 생각난다. 관리자의 무능이 회사를 망가뜨리는 것은 순간이다.(그 감독님은 팀을 옮겨 또 한번 충격과 공포를 선사하셨다..)

그렇다면 기기 개발 컨셉과 마케팅의 부조화는 좀 밀어놓고, 마케팅만 놓고볼때 '쉬운'스마트폰이라는 마케팅 전략은 효과적인 것일까? 다소간 기기의 사용성을 저하시키고 좀 더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고 싶은 유저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할 지언정 일단 대중에게 많이 팔리면 좋은 것 아닌가?

그런데 여기에서 엘지의 2등전략의 한계가 나타난다. 엘지는 휴대폰 업계에서 2등이다. 삼성처럼 삼성이 반도체 1등 기업인데 컴퓨터도 1등아니야 라고 믿어주시는 순진한 어른분들이 별로 없다. 엘지 전자의 핸드폰은 이제껏 어떤 트렌드를 선도하고 입소문을 탈만한 내용을 만들었을 때 좋은 성과를 거뒀다. 평범하게 대중들에게 '쓰기 쉬우니까 써보세요'라고 다가갈때 그 영향력은 삼성의 브랜드입김에도 미치지 못한다. 차라리 삼성의 대책없는 '우리 최고에요'가 오히려 사람들의 구미를 당긴다고 할까. 갤S는 역시 대책없는 최고놀이로 언플 중이다.(어쨌거나 좋은 스펙이므로 몇번의 펌업을 거치면 괜찮아질터이다.)

사람들은 전문가의 의견에 약하다. 여기서 전문가는 언론도 될 수 있고, 친구들도 될 수 있다. 어떤 분야에 관심이 많고, 그 분야 확고한 의견을 갖은 사람들의 영향력은 단순히 '대리점에서 보다가 쉽다길래 샀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영향력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것. 자명하지 않은가? 스마트폰 시장은 아직 완전히 흐름이 잡히지 않았다. 삼성폰의 대세속에 갤럭시를 사고 산 사람들도 많지만, 삼성은 이제껏 팔아오던 전략으로 일관중이다. 엘지는 지금이 기회다. 엘지가 앞서 말한 스마트 폰의 특성에 기반한 입소문을 낼 만한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을 만들 필요가 있다. 

실제로 현재 시장에서 그런 사람들의 미묘한 욕구를 채워준다한들 엘지의 마케팅인 '쉬운 스마트폰'에 해가될 것이 별로 없다. 기본설치후 삭제불가 대신, 기본 설치 후 삭제 가능 정도로 바꾸는 것이 어려운가? 요즘 거의 접속자를 기대할 수 없을 클럽 싸이언을 스마트폰을 위한 다운로드 창구로 리디자인 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까? 지금의 스마트폰에서의 어플 설치는 과거 피쳐폰에서 배경화면 다운받고 벨소리 다운받는것만큼 쉬운 일이다. 사람들에게 편리하고 쉽게다가갈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놓으면 추후 모든 엘지 스마트폰의 힘이 되어 줄텐데, 기기 자체의 리소스를 미리 선점하며, 무리수를 두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럼 현상황에 엘지가 가기 가장 쉬운 길은 뭘까. 스마트폰 분야에서 사람들의 불안을 해소시키고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길이 있을까? 결론적으로 말하면 있다. 바로 안드로원의 펌업이다.

주력도 아니고, 어쩔 수 없이 해외판을 갑작스럽게 들여다 판 태생이 버스인 안드로원의 펌업이 무엇이 중요하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하다. 그리고 이 기회도 길지 않다. 혹시나 삼성의 갤럭시 A의 진저브레드 펌업 약속 같은거라도 먼저 해버리면 삼성에 선수를 빼앗기게 되고, 돌파구를 놓치게 된다.

삼성이 아직은 펌업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갤S를 파는데 전념하는듯하지만 지금 삼성의 취약은 옴니아부터 사람들의 뇌리에 박힌 '팔고땡'이미지다. 여력이 생기면 삼성도 이부분에 대한 생각을 바꾸고 펌업에도 신경을 쓰기 시작할 것이다. 

A: 나 옵규사도 될까.. 진저브레도 펌업해주겠어..?? 스펙은 될듯한데...엘지가  믿음이 안가..

B: 안드로원도 펌업해줬잖아!

이말은 바로 옵큐에 대한 신뢰로 연결된다. 그후 옵큐가 그 신뢰를 이어가고 차후에 나올 옵티머스z 시크... 등등등이 모두 그 믿음 안에 사람들이 걱정없이 구매할 수 있게 된다. 아직 삼성이 정신 못차리고 있을 때가 기회다. 삼성이 혹시라도 조만간 정신을 차려서 '신뢰'라는것을 구매자들에게 주는 순간 2등 엘지가 치고나올 자리는 없다.

피쳐폰은 계속 다양한 스펙과 특징의 기기를 만들어내고 그중에서 성공작이 나온면 된다. 어차피 모든 기능은 알려져 있고, 품질이나 고질적인 버그를 가진 기종이 아닌한 특별히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지나간 폰의 성능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스마트 폰은 다르다. 같은 플랫폼을 가진 폰에 대해 사용자들은 비슷한 활용성을 원한다.

안드로원이 지금 낮은 가격에 많은 사람들의 손에 들려지고 있다. 약정에도 불구하고 쿼티만 기다리던 내손에도 들려있다. 이런 사람들이 안드로원의 펌웨어 오류에 신물이 나고 있다. 안드로원의 펌웨어 오류는 바로 엘지전자의 안드로이드에 대한 기술력으로 연결된다. 아무리 스펙이 좋은 그래픽카드라고 드라이버의 성능이 떨어지고 오류가 잦으면 도태되기 마련이다. 안드로원에서 오류를 경험하고 1.6버전이라 뱅킹도 안되고...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고? 사용자가 알고 있는 것은 좀 낮은 하드웨어 스펙 뿐이다. 스펙이 낮아 느리게 돌아가는건 제조사 탓이 아니지만, 사후지원이 되지 않아 아예 돌릴 수 없는 것은 제조사에 대해 화살이 돌아간다.

스마트폰은 무조것 많이 내는 것이 좋은 것이 아니다. 그에 대해 적정수준 이상의 지원이 없으면 기기 사용자들을 모두 불만세력이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엘지전자의 휴대폰 사업부가 스마트폰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지금 내가 쓴 정도의 상황파악은 하고 있기를 바란다.

노키아 5800을 보자. 저가폰 시장에서 크게 흥행한 이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견실한 기기다. 그렇지만, 국외 출시 거의 2년 후에 국내에 들어왔고, 우리나라의 '스펙다운'이 고질화된 이상한 시장구조가 아니었다면 이정도로 힘을 발휘하긴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데 이 제품에 대한 사람들의 불만이 심화될 무렵 이를 단번에 잠재운 사건이 있었다. 바로 펌업에 대한 약속이다. 5800 사용자로서(아는 분에게 물려받은 첫휴대폰 이후 내 휴대폰 이력에 두번째 비 엘지폰이다.) 이폰의 기본 펌웨어는 정말 2년 전 폰에 맞게 기능이 부족하며 불안정하다. 사람들의 해외에서 발표된 v40버전 펌웨어를 알기 시작하고, 키네틱스크롤등 새로 지원되는 기능을 알고 개선을 요구한다. 결국 사람들의 압력에 밀려 펌업을 약속하게 되었는데. 이 펌업이 바로 5800이 얼마전까지도 잘 팔리고 후속기종이 X6도 비슷하게 팔리는 힘이 되었다. 만약, 펌업 약속이 없었다면. 고질적인 몇몇 오류로 사람들에게 '해결 불가능하니 사지 마세요'라고 할 내용도.  '얼마 안남았네요 한달만 기다리면 펌업됩니다. 펌업되면 쓸만합니다'로 바뀌었다.

안드로원에는 어떤 댓글들이 달리고 있을까? 엘지 관계자라면 한번쯤 직접 검색하여 확인들 하시라. 


얼마전 서울 시장 선거 개표 방송을 보면서 마음이 불안했다. 사람들이 엑셀로 미리 계산하면서, 강남쪽 개표결과를 시뮬레이션 해보면 질 것 같다고 했다. 그런데 새벽 두시 경이었나 민주당 지도부는 축하 인터뷰를 하고 있었다. 설마 보좌관들도 있고 알바도 있고, 개표소 현장에 나가 있는 사람들도 있을텐데, 강남개표현황이랑 엑셀계산 정도는 당연히 생각했을텐데, 그정도도 생각하지 못하고 저러진 않으리리라 생각하며 불안을 누그려뜨리려 했다.
결과는 모두 아시는바와 같다.

엘지 전자의 수준을 믿고싶다.